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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alk To You, or Me

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- 백석





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잠풍 날씨가 너무나 좋은 탓이고
가난한 동무가 새 구두를 신고 지나간 탓이고 언제나 꼭 같은 넥타이를 매고 고은 사람을 사랑하는 탓이다

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또 내 많지 못한 월급이 얼마나 고마운 탓이고
이렇게 젊은 나이로 코밑수염도 길러보는 탓이고 그리고 어느 가난한 집 부엌으로 달재 생선을 진장에 꼿꼿이 지진 것은 맛도 있다는 말이 자꾸 들려오는 탓이다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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잠풍 : 잔잔하게 부는 바람.
달재 : 달째. 달강어. 쑥지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. 길이 30cm 가량으로 가늘고 길며, 머리가 모나고 가시가 많음.
진장 : 진간장. 오래 묵어서 진하게 된 간장.




wrtten by.
백석 / 시인
출생 1912년 07월 70일
신체
팬카페 백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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from this book.
나와나타샤와흰당나귀
카테고리 시/에세이 > 장르시 > 현대시
지은이 백석 (다산초당, 2005년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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언제나 좋은 백석의 시는 오늘도 시공을 넘어 내 마음을 두드린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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